건축에 관한 생각 #3
식당 사장님은 매운맛을 너무 좋아하는 분일까!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주문하는데 순한맛과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었다. 매운 맛을 즐기지 않는 나는 순한맛을 주문했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같이 같던 일행이 음식 위의 빨간 양념을 보고 순한맛이 맞는지 나를 대신해 물어봐 주었고, 순한 맛이 맞다는 답을 들었다. 매운 맛은 더 매운 무엇이 첨가된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음식을 먹으면서 살짝 맵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맛은 있었기에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순한맛이 이정도면 매운맛은 어느 정도 일까. 내 생각에는 조금 매운맛과 아주 매운맛으로 구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운 정도의 기준이 달랐을 거라 생각했다. 식당 사장님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 일거라는 나만의 결론을 내렸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건축주에게 나의 건축적 취향 또는 건축가로써, 전문가로써의 식견을 너무 강요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어서 많은 변명들이 떠올랐다. 건축설계는 아주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이고, 관련 법령들을 따져야 하며,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과도 영향을 준다. 또 건축물을 짓는 것은 큰 비용이 들어가고, 건축물은 한 번 지어지면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야 하고, 시민들에게 보여지게 된다. 때문에 건축가의 의견은 많이 존중 받아야 한다는 생각 등등. 그럼에도 다시 곱씹어본다. 그동안 만났던 건축주 분들이 우리 사무소에서 느꼈을 것들에 대해서.
사무실로 돌아와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조금씩 속이 쓰리기 시작했다.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같이 식사했던 일행도 속이 안좋다고 한다. 그가 먹었던 음식은 ‘순하다’, ‘맵다’ 옵션이 없던 메뉴였다. 다시 생각해본다. 나는 아주 좋다고 생각했지만 건축주에게 너무 매운 건축 계획(설계) 안을 드리지는 않았었는지.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